수원삼성 팬 김채희가 그라운드에 선 이유


스포츠 팬이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장면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 바로 옆에서 카메라를 들고, 내가 쓴 글이 구단 공식 블로그에 올라가고, 감독과 선수를 가까이서 보는 것. 김채희 님은 그 장면 안에 실제로 들어갔습니다.
수원삼성 대학생 서포터즈 '푸른티어'는 K리그를 대표하는 대외활동 중 하나입니다. 빅버드에서 열리는 홈경기 운영부터 구단 SNS 콘텐츠 제작, 스포츠 마케팅 특강까지. 프로 스포츠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는 자리예요. 스포츠 산업을 꿈꾸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눈여겨보는 활동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푸른티어 7기로 활동했던 김채희 님은 "스포츠 콘텐츠 만드는 걸 좋아하는구나"를 처음으로 확실히 알게 됐다고 했어요. 혼자 경기를 보며 기뻐하는 것과, 그 애정을 콘텐츠로 빚어 사람들과 나누는 것, 그 차이를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팬으로서 바라보던 그라운드에 직접 발을 디딘 김채희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지만, 그걸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고민되는 분 🤔
관심 분야는 있는데 관련 경험이 없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 📋
좋아하는 걸 찾긴 했는데, 그걸 어떻게 커리어로 이어갈지 고민인 분 💡

안녕하세요, 축구와 야구를 좋아하는 김채희입니다.
축구는 수원삼성블루윙즈🪽, 야구는 kt wiz 좋아합니다ㅎㅎ🪄
오늘은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제가 이세계의 스포츠 마케터 지망생이 된 썰 풀어드리겠습니다!

Chapter 1. 지원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저는 다른 활동을 하면서 스포츠 산업에서 일하는 분들을 몇 번 보게 됐어요. 그때 처음으로 “이게 마냥 비현실적인 꿈은 아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그냥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야구를 보는 게 좋고, 경기를 챙겨보는 게 일상이었어요. 근데 그걸 ‘일’로 연결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걸 업으로 삼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근데 막상 도전하려고 보니까 관련 이력이 거의 없는 상태더라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야구 말고도 축구, 배구, 농구 같은 다른 종목에서도 경험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때 푸른티어 지원을 준비하게 됐어요.
여러 축구단 서포터즈 중에서도 푸른티어는 대학생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로 유명한 활동이에요. 뿐만 아니라 K리그를 본다면 수원삼성이라는 생각을 언제나 가져왔기 때문에 푸른티어는 공고가 올라올 때마다 눈여겨 보던 활동이었어요. 근데 막상 지원하려고 했을 때는 마감이 일주일밖에 안 남아 있었어요. 준비도 제대로 안 된 상태라 “이걸 해도 되나” 싶기도 했는데, 그때 들었던 생각이 딱 하나였어요. “지원하는 데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뭐.” 그래서 일주일 동안 바짝 준비해서 지원서를 냈던 기억이 있어요.

Chapter 2. 끝까지 해봤던 경험
처음 배정받았던 조와 홈경기 ‘푸른티어데이'의 아이디어 발표회를 준비하던 때였어요. 아이디어 발표회는 말 그대로 조별로 ‘푸른티어 데이’ 홈경기의 테마를 기획하고 경쟁 PT를 진행하는데요. 저는 원래 팀 활동을 할 때 1등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그냥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편이었거든요. 근데 이 경쟁PT에서는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는데, 중간 피드백에서 기획 테마 자체가 별로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때 진짜 “이걸 다 엎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근데 포기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살릴 방법을 계속 고민했고, 결국 기존 흐름을 유지할 수 있는 수정안을 만들어냈어요.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몰입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푸른티어 데이 아이디어 발표회 당시 제가 디자인했던 포스터에요!
그리고 수원삼성 대학 챔피언스 리그 (SUCL) 프로모션 팀장을 맡았던 경험도 기억에 남아요. 대학생이 직접 운영하고 참가하는 리그라는 모토를 가진 리그인데요. 경기 남부권 대학 축구 동아리가 참가하고, 푸른티어가 경기운영, 콘텐츠, 프로모션으로 팀을 나누어 운영합니다. 저는 당시 스폰서십 운영 팀장을 맡았는데요. 처음 해보는 거였지만,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이걸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하면서 경기를 하나의 콘텐츠이자 상품처럼 바라보게 된 게 인상 깊었어요.
협찬 제안서와 보고서를 만들면서 한 달 동안 거의 노트북 붙잡고 살았던 기억이 있어요. 익숙하지 않은 작업이라 더 오래 걸렸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마무리됐고 그 과정에서 배운 게 정말 많았답니다.

SUCL 스폰서십 제안서와, 당시 푸른티어 매니저님께 들었던 칭찬!
Chapter 3. 좋아하는 걸 그냥 넘기지 않게 됐다
저는 그간 제가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어요. 좋아하는 일에만 열정을 쏟고 그렇지 않은 일들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는 나쁜 꿀벌형? 하지만 푸른티어를 통해 잘하지 못해 두려워만 하던 분야에 도전해볼 수 있었어요. 아주 잘 알지 못했던 스포츠 종목에 뛰어들고, 디자인 작업도 해보고, 처음 해보는 스폰서십 업무도 맡아보며 꿀벌의 버릇도 고쳐본 것 같고요. 여전히 자는 시간이나 여가 시간을 포기하지는 못하지만, 집중해야 하는 시간에 바짝 집중하는 저의 업무 스타일도 찾아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스포츠 콘텐츠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깨달았어요. 아마 진로로 꿈꾸게 된 것도 이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전까지는 스포츠 경기를 보고 혼자 기뻐하고 혼자 즐겼다면, 푸른티어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이번 경기에서 주목할 점을 나누고, 제 애정의 시선으로 담고 빚어낸 콘텐츠가 세상에 태어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게 즐겁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특히 푸른티어는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문제 되지 않는 선에서) 다~ 만들게 해주셔서 가능했던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푸른티어 수료식 당일 동기들의 인터뷰를 담은 매거진 콘텐츠를 발행했는데, 팬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에 또 이 구단의 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단독 기획 콘텐츠 <푸른타임즈>

구단의 정이 가득한 팬들의 댓글
Chapter 4. 요즘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한다
요즘 저는 여전히 스포츠를 좋아하고, 경기를 챙겨보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네일아트를 하면서 하루에 몇 번씩 손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클라이밍을 못 가는 게 아쉽기도 하고요.
이렇게 보면 되게 평범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생각은 계속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인턴을 시작하면서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됐거든요. 업무는 재밌는데 이걸 평생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있고, 막상 일을 해보니까 제가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이고요. 근데 예전이었으면 이걸 그냥 불안으로만 느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요. “아, 내가 이런 부분이 부족하구나” “그럼 이걸 채워가면 되겠네”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여전히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해요. 좋아했던 순간들, 활동들, 사람들… 그게 다 없어지는 게 아니라 어딘가에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아직 저는 명확한 답을 찾은 상태는 아니에요. 근데 하나는 확실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나는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였다면, 지금은 “나는 이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까지는 알게 됐다는 거. 그래서 지금은 그걸 조금 더 해보고 싶은 상태예요. 아직 방향을 다 정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그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